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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9 (화)

공투맘의 제2의 인생극장

멈춤의 시간으로 달라진 위치


나는 40대 초반까지 비교적 큰 굴곡 없이 살아왔다. 꼭 이뤄야겠다는 목표도 없었고, 그저 이쯤이면 평균 정도는 될 수 있겠다며 무난히 지냈다. 운이 좋아서인지 희망했던 일들도 거의 이루어졌다. 남들이 말하는 죽을 만큼의 노력을 살면서 아직 해 볼 기회는 크게 없었던 듯하다.

 

다만 내성적인 성향 때문에 인간관계가 그리 편하지 않았던 기억들이 일생일대의 문제라면 문제였다. 앞에 나서서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늘 뒤에서 도와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다른 사람을 돕는 걸 좋아하기도 했고, 그게 가장 자연스럽다고 여겼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 한구석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내가 생각이 없어서 그저 돕기만 하는 건 아닌데, 왜 사람들은 필요할 때 말하면 언제든 내가 도와줄 거로 생각하지?”

 

내가 원해서 도와주었던 일들이 어느 순간 어떤 사람들에게는 당연하게 여겨질 때가 가끔 있었다. 감사를 바라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지만 도리어 권리처럼 행사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어 마음이 힘들었다. 그런 느낌을 자꾸 받게 되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하던 일들을 멈추고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시간을 통해 나는 주도적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 내가 직접 리더가 되어보자.”

 

넘치는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로서 모임을 이끄는 사람까지 되고 싶었던 건 아니다. 나는 함께하는 사람들과 속도를 맞추며, 뒤에서 받쳐 주고, 흐름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조용히 이끄는 리더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내 리더십 스타일이 이렇게 분명해지자 주변에 자연스럽게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내성적인 리더, 속도를 조절하는 리더, 조용하지만 흔들리지 않는 리더.

 

나와 결이 맞는 분들이 다가왔고, 나도 그들 속에서 내 자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내심 불안했던 부분들도 함께 성장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차츰 사라져갔다.

 

리더라고 해서 꼭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이끄는 리더십이 더 오래 가고, 더 깊게 사람들 마음에 닿는다는 걸 직접 경험을 통해 나는 알 수 있었다.

 

지금은 조용한 리더로서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많은 분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만약 예전처럼 멈추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렸다면, 어쩌면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멈춤은 나를 뒤로 물러나게 한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준 전환점이 되었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다.

 

멈춘다고 해서 세상이 달라지지 않는다. 도리어 멈춤은 나를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 그런 과정을 통해 알지 못했던 나를 발견하게 되면서 새로운 길을 시작할 수 있는 선물을 얻게 되기도 한다.

 

이제 두려움은 잠시 접어두고, 우리 함께 멈춤의 시간 속에서 나를 바라보자.


 

 

박춘이 작가

 

◆ 약력

· 공투맘의 북랜드 온라인 커뮤니티 대표

· 행복학교 자문위원

· 작가

· 온라인 리더 전문 교육 강사

· 2025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대한민국교육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