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31 (토)

전재학의 교육이야기 19 - 전 국민이 AI를 한글처럼 쓰게 하겠다는 약속

“전 국민에게 AI 교육을 실시해 한글처럼 자유롭게 쓰게 하겠다.” 이 말은 최근 경제부총리가 방송의 인터뷰에서 밝힌 정부의 대국민 약속이자 의지다. 이 발언은 기술 정책을 넘어 국가의 미래상을 제시한 선언에 가깝다. 한글이 문자 해독 능력을 넘어 국민의 사고와 문화, 경제를 바꿨듯이, 인공지능 역시 일부 전문가의 도구가 아니라 모든 시민의 언어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선언을 단지 구호가 아닌 현실로 만들기 위해, 교육은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

 

첫째, AI 교육은 ‘코딩 중심’에서 ‘활용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능력이 아니라, AI를 이해하고 질문하며 판단하는 능력이다. 2019년 OECD는 『Education 2030』에서 미래 핵심 역량으로 문제 해결력, 비판적 사고, 기술 활용 능력을 함께 제시한 바가 있다. 이는 초·중등 교육에서 AI를 독립 과목으로 가르치기보다, 국어·수학·사회·과학 속에서 사고의 도구로 사용하게 하는 방식이 효과적임을 시사한다. 한글을 ‘과목’이 아니라 ‘생활 언어’로 익히듯, AI 역시 전 교과에서 쓰게 해야 한다.

 

둘째, 성인과 노년층을 포함한 전 국민 평생 AI 학습 체계가 필요하다. 한글 보급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학교 교육뿐 아니라 야학, 신문, 공공 계몽 운동이 함께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핀란드는 2018년부터 전 국민 대상 온라인 AI 기초 과정 ‘Elements of AI’를 운영해 직업·연령과 무관하게 시민의 AI 이해도를 높였다. 2020년 헬싱키 대학에 의하면 이 과정은 100만 명 이상이 수료하며 디지털 격차 해소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 역시 평생교육원, 도서관, 고용센터 등을 연계한 국가 차원의 AI 문해력 프로그램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 교사가 먼저 AI를 자유롭게 써야 한다. 학생에게 새로운 언어를 가르치려면, 교사가 그 언어의 사용자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교사 연수는 기술 소개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수업 설계, 평가 피드백, 행정 업무에서 AI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실습 중심 교사 연수와 안전한 교육용 AI 환경이 제공되어야 한다. 2020년 세계경제포럼(WEF)은 교사의 디지털 역량을 미래 교육의 핵심 인프라로 규정하며, 국가 차원의 체계적 지원을 강조했다.

 

넷째, AI 교육에는 반드시 윤리와 책임의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한글이 표현의 자유를 넓혔듯, AI는 판단과 선택의 영향력을 키운다. 정보 왜곡, 편향, 책임의 문제를 이해하지 못한 채 AI를 사용하는 것은 문맹보다 위험할 수 있다. 2021년 유네스코가 AI 교육 원칙으로 인간 중심성, 공정성, 책임성을 강조한 이유다.

 

이 시대에 정부 고위층이 AI를 한글처럼 쓰게 하겠다는 약속은 단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의지에 달려 있다. 누구나 배우고, 누구나 쓰고, 누구나 책임질 수 있게 만드는 일, 그것이 가능하다면 AI는 불안을 낳는 기술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삶을 확장하는 또 하나의 문자 체계가 될 것이다. 이는 제2의 한글 창제처럼 우리 사회의 모든 국민에게 생활의 편리함과 익숙함을 가져다주고 종합적인 지혜를 다듬고 정리하여 빛나는 존재로 보조할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선언을 넘어, 교실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교육의 설계라 할 것이다.

 

최근 대통령도 AI시대에 발맞추어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늦춰진다”고 말한 바 있다. “AI 3대 강국”, “국가과학자” 양성을 행한 정부의 의지와 설계가 촘촘히 국정 전반에 걸쳐서 이루어짐으로써 국가 대도약의 발판을 만들고 융성의 기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교육은 ‘국가백년지대계(國家百年之大計)’라 했다. 이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고 보다 슬기롭고 유연하며 활기에 찬 ‘다이니믹 코리아(Dynamic Korea)’를 이끄는 재도약의 발판이 전 국민의 AI 교육으로부터 실행되길 바란다. 이는 전통적인 ‘코리아 리스크’를 21세기의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기대한다.

 


 

 

▲ 전재학 칼럼니스트

 

·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교육학 석사
· 인천과학고 외 7개교 영어교사
· 제물포고등학교, 인천세원고 교감
· 인천 산곡남중 교장
· 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 주간교육신문, 교육연합신문 외 교육칼럼니스트 활동

 

[대한민국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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