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3 (화)

“공교육의 실행력을 묻다” 최윤홍 전 부산부교육감 인터뷰

중앙의 설계와 지역의 현장을 모두 겪은 최윤홍 전 부산부교육감이 말하는 ‘작동하는 부산교육’

정책은 많지만, 현장은 여전히 묻는다. “이 정책은 교실에서 실제로 작동하는가.” 교육부에서 정책과 예산, 성과 관리의 구조를 설계했고, 이후 부산교육청에서 부교육감과 교육감 권한대행으로 조직과 현장을 동시에 책임졌던 최윤홍. 그의 이력은 중앙과 지역, 설계와 실행이라는 두 축을 모두 관통한다.

 

 

이번 인터뷰는 부산교육이 당면한 기초학력 격차, 교권과 생활지도, 학교폭력과 디지털 갈등, 돌봄과 방과후, 그리고 AI 시대의 교육 방향까지를 ‘구호’가 아닌 ‘실행 가능성’의 관점에서 점검한다. 특히 학생의 문제를 학생에게 돌리지 않고, 교실과 학교, 교육청의 책임 구조로 재정의하며 “학교가 교육 본연에 집중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진다. 공교육의 본질은 사람이며, 정책의 성패는 교실에서 판가름 난다. 중앙의 경험과 지역의 현실을 모두 알고 있는 한 교육행정가의 목소리를 통해, 지금 부산교육이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그 방향을 짚어본다.


 

(기자질문 1)  중앙–지역 현장 정책을 모두 경험한 시각

교육부에서 정책을 설계·조정하는 위치를 경험했고, 이후 부산교육청에서 부교육감·교육감 권한대행으로 현장과 조직 운영을 맡으셨습니다. 부산교육이 지금 가장 먼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를 1~2개로 압축한다면 무엇이며, 중앙 경험과 지역 경험을 합쳐 “부산형 해법”을 어떻게 설계하실 계획입니까?

 

(답변 1)

부산교육이 먼저 풀어야 할 핵심은 교실이 안정적으로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여건을 회복하는 일, 그리고 그 위에서 학생의 성장과 안전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원 체계를 촘촘히 정리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앙에서의 경험이 ‘정책의 방향과 구조’를 보게 했다면, 지역에서의 경험은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을 고민하게 했습니다. 부산형 해법은 거창한 구호보다, 학교가 교육 본연에 집중하도록 돕는 실행 중심 설계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봅니다.

 


 

(기자질문  2) 교육부 출신 ‘정책-예산-성과’ 프레임 

교육부에서 예산사업 구조와 성과 관리의 논리를 다뤄본 경험이 있으신 만큼 묻습니다.

부산교육에서 ‘성과’는 무엇으로 정의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또한 시민과 현장에 공개 가능한 방식으로, “정책이 실제로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줄 핵심 지표(또는 목표)는 무엇이 될까요?

 

(답변 2) 

교육의 성과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학생의 성장과 학교의 안정이 함께 좋아지는 변화로 정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과 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결국 “교실이 달라졌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학습격차가 줄어들고, 학교생활이 더 안전해지고, 교사가 과도한 부담에서 벗어나 수업과 생활교육에 집중할 수 있을 때, 그 자체가 정책이 작동한 증거라고 봅니다.

 


 

(기자질문 3) 기초학습과 문해력 격차

기초학력·문해력 격차를 ‘학생의 문제’가 아니라 ‘학습권 보장 시스템’ 관점에서 진단한다면 부산의 핵심 원인은 무엇이고, 교육청이 우선 구축해야 할 지원 구조는 무엇입니까?

 

(답변 3) 

격차를 학생 개인의 문제로만 보면 해법이 좁아진다고 생각합니다. 학습권 보장 관점에서는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지원이 끊기지 않도록 연결되는 구조가 핵심입니다. 부산에서도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잘하느냐”보다, 도움이 필요한 학생이 낙인 없이 지원을 받고, 학교가 혼자 떠안지 않도록 지원이 이어지는 체계를 만드는 일이라고 봅니다.

 


 

(기자질문 4) 운영 및 지원체계

낙인과 업무가중 없이 작동하는 [진단–지원–보정–재점검 체계]를 부산에 적용한다면, 대상 학년군·운영 주기·지원 주체(학교/지원청/전문기관)는 어떻게 설계하는 것이 현실적일까요?

 

(답변 4)

원칙은 단순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진단은 '선별'이 아니라 '지원 연결'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둘째, 학교 현장의 업무가 늘지 않도록 절차는 간명해야 합니다. 셋째, 학교–지원청–전문기관이 각자 할 일을 명확히 나누되, 현장에서는 한 번에 연결되는 느낌이 들어야 합니다. 학년군이나 운영 주기 같은 세부는 지역 여건에 맞게 조정하되, 전체 흐름은 끊기지 않는 연속 지원이 되도록 설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기자질문 5) 교권보호

교권은 ‘보호’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말이 많습니다. 부산에서 “생활지도 체계(예방–지도–조정–회복)”를 [학교–지원청–전문기관]이 어떻게 역할 분담하면 가장 안정적으로 작동할까요?

 

(답변 5)

교권은 단지 보호의 문제가 아니라, 교실이 교육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는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생활지도는 예방과 지도만으로 끝나지 않고, 갈등이 생기면 조정이 가능해야 하며, 이후에는 회복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학교는 일상의 예방과 교육을 중심으로, 지원청은 조정과 지원 연결을, 전문기관은 회복과 치유를 돕는 방식으로 기능 중심의 역할 분담이 이뤄질 때 가장 안정적으로 작동한다고 봅니다.

 


 

(기자질문 6) 학폭과 갈등

학교폭력과 디지털 갈등이 복합화되면서 초기 대응이 늦으면 분쟁으로 번집니다. 부산은 “예방(문화)–회복(치유)–분쟁조정(절차)”을 어떻게 분리 운영하고, 학부모 민원에도 흔들리지 않을 원칙은 무엇이어야 합니까?

 

(답변 6)

갈등이 빨리 커지는 시대일수록, 학교가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하려 하기보다 [예방–회복–절차]를 구분해 대응하는 원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흔들리지 않는 원칙은 세 가지입니다. 공정성, 투명성, 일관성입니다. 감정에 휘둘리기보다 기준에 따라 처리하되, 학생들이 관계를 회복할 기회도 함께 보장하는 방향이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기자질문 7) 체계적인 정책

돌봄·방과후 정책은 ‘양’뿐 아니라 ‘질’이 핵심입니다. 부산에서 “돌봄의 질을 담보하면서 사교육 부담과 지역 격차를 줄이기 위한 운영 기준”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답변 7)

돌봄·방과후의 질은 결국 안전, 책임, 프로그램의 일관성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과 학교의 여건이 달라도 학생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경험의 수준이 크게 흔들리지 않도록, 운영의 기준이 명확해야 합니다. 동시에 학교 현장에 부담이 과도하게 쌓이지 않도록, 지원과 관리가 현장 친화적으로 정리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자질문 8) AI·디지털 전환

AI·디지털 전환은 도입보다 ‘교실에서 작동’이 핵심입니다. 부산교육의 디지털 정책이 집중해야 할 목표(문해력/기초학력/맞춤피드백 등)는 무엇으로 보고 계신가요?

 

(답변 8)

AI·디지털은 목표가 아니라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부산교육의 디지털 정책은 결국 교실에서 학생의 성장을 돕는 방향, 예컨대 문해력과 기초학력을 보완하고, 학생별 맞춤 피드백을 가능하게 하며, 교사의 수업을 지원하는 쪽에 집중해야 합니다. 다만 기술이 커질수록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의 기준입니다. 그래서 AI 시대에는 인성교육이 더 중요해지고, 저는 이를 ‘인성지능’의 관점에서 봅니다. 인성지능은 공감·자기조절·책임감·협력처럼, 기술을 “어떻게” 쓰느냐를 결정하는 사람의 역량입니다

 


 

(기자질문 9) 시민, 학부모, 교사, 학생에게

부산시민과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교사들께 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답변 9)

가정적으로 말씀드리면, 교육은 결국 아이 한 명 한 명이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성장하도록 돕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사에게는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고, 학부모에게는 학교를 믿고 소통할 수 있는 신뢰가 필요합니다. 학생에게는 배움뿐 아니라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늘 이렇게 정리합니다. “교사가 행복하면 학생이 행복하고, 학생이 행복하면 학부모가 행복하다.” 이 선순환이 만들어지는 것이 부산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질문 10) 추가 메시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을 자유롭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답변 10)

AI 시대일수록 교육의 중심은 결국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식과 정보는 더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책임 있게 판단하고 타인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힘은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성교육은 별도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학교 문화와 일상 속에서 길러야 할 핵심이며, 그 결과가 바로 인성지능의 성장이라고 봅니다. 학교가 안정되고 관계가 건강해질 때 배움도 살아납니다. 다시 한 번, “교사가 행복하면 학생이 행복하고, 학생이 행복하면 학부모가 행복하다”는 말을 교육의 본질로 새기고 싶습니다.

 


 

인터뷰에 응대해 주신 귀하께 깊은 감사드리며, 본 인터뷰 내용이 기사화 되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으로 작용하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 기자 에필로그

 

이번 인터뷰에서 최윤홍 전 부산부교육감의 발언은 일관되게 한 지점을 향하고 있었다. 교육의 문제를 개인의 역량이나 학교의 노력으로 환원하지 않고, 정책과 지원 구조, 그리고 작동 방식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그가 강조한 것은 새로운 구호나 제도가 아니었다.


교실이 안정적으로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환경,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학생이 낙인 없이 지원받을 수 있는 체계.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단절되지 않고 연결되는 실행 구조였다. 정책은 설계보다 실행에서 완성되고, 성과는 보고서가 아니라 교실의 변화로 증명된다는 메시지가 곳곳에서 반복됐다.

 

AI와 디지털 전환, 학교폭력과 갈등 조정, 돌봄과 방과후 정책까지 다양한 의제가 오갔지만, 그 중심에는 늘 사람이 있었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며, 교육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공감과 책임, 관계의 힘이라는 인식이다. 그가 말한 ‘인성지능’ 역시 새로운 개념이기보다, 변화의 시대에 교육이 붙들어야 할 기준에 가깝다.

 

인터뷰의 끝에서 다시 떠오른 문장은 단순했다.
“교사가 행복하면 학생이 행복하고, 학생이 행복하면 학부모가 행복하다.”

 

부산교육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이 교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계속될 것이다. 이번 대화는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기준점을 제시한다. 공교육의 실행력을 다시 묻는 이유도, 그 답이 결국 아이들의 일상과 교실의 풍경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대한민국교육신문  이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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