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9 (월)

전재학의 교육이야기 22 - 대한민국 교육, 지록위마(指鹿爲馬)를 극복하는 방안

대한민국 교육은 지금 어느 길 위에 서 있는가? 과도한 경쟁, 치열한 입시 중심, 아이들의 정서와 생태 취약 — 이러한 현실을 한마디 고사성어로 요약한다면 지록위마(指鹿爲馬)라 할 것이다. 이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으로, 옳고 그름이 뒤바뀐 채 권력이나 결과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는 상황을 비유한다. 오늘 우리의 교육 현실에서도 진정한 학습과 성장보다 성적과 입시라는 ‘결과’가 기준이 되어 옳고 그름이 전도되고 있지 않은가? 본고에서는 오늘날의 대한민국 교육 현안을 고전의 지혜에서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

 

‘지록위마’ 교육을 넘는 길 — 공자의 仁과 學

 

스승 공자는 《논어》 ‘위정편’에서 “학이즉사불망(學而不思則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則殆)”라 했다. 이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리석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는 의미다. 한국 사회의 교육은 배움의 양적 확장엔 성공했으나, 사고의 깊이, 인격의 성찰을 놓쳐 왔다. 왜냐면 점수로 말해지는 경쟁의 모습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는 방법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 암기 중심이 아닌 사유하는 학습, 내적 동기 중심으로 교육의 기준을 복원해야 하는 이유라 할 것이다.

 

공자는 또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 하여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며, 학습의 즐거움과 자기 주도성을 강조했다. 이는 점수 경쟁으로 인해 배움이 고통이 된 현실을 되돌아봐야 한다. 단적인 사례로 3년마다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우리 학생들은 학업성취도는 최상위 수준이지만 배움의 즐거움과 학교생활의 만족도는 거의 최하위에 머문다는 서실이다.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배움에의 의지와 즐거움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화이부동(和而不同), 다양성의 회복

 

한국 교육의 또 다른 병폐는 모두가 같은 길을 가야 한다는 즉, 획일성에 대한 압력이다. 이는 한 방향의 경쟁 체계에서 비롯된 사회적, 구조적 문제다. 공자는 《논어》 ‘자로편’에서 “화이부동(和而不同)”을 말한다. 이는 “같이 어울리되 같지 않음을 허용한다”는 가르침이다. 학력·성적이라는 획일적 기준 대신, 다양한 재능과 길을 존중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예술, 체육, 직업 교육의 가치가 온전히 인정되며, 다르다고 차별이 되지 않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교육적 과제를 안고 있다.

 

맹자의 인성론(人性善)과 교육의 본령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맹자(孟子)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고 보며, 성선설(性善說)을 설파했다. 이는 사람의 마음에는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이 있으니 이것이 없아면 인간이 아니고, 또한 인(仁)의 싹이라고 가르침을 전한다.

 

오늘날 한국 교육은 외부 압력과 경쟁의 영향으로 학습자 본연의 어진 마음 즉, 인(仁)이 위축되어 있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마음,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하는 도덕적 감수성은 정규 교과 속에서 충분히 길러지기 어렵다. 맹자가 “인자애인(仁者愛人)” 즉, “어진 사람은 사람을 사랑한다”라 했듯,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교육의 중심으로 세워야 한다.

 

교육 현안 해결의 고전(古典)적 실마리

 

▲ 학습의 방향을 재정의하라. 이는 점수가 아니라 사유와 인격 형성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평가 체계 개혁으로 성취 중심 → 성장 중심 평가로 전환하고 교사의 튜터 역할을 강화하여 지식 전달자 → 조력자, 멘토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 다양성과 공존의 교육이 요구된다. 이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가치를 제도 속에 반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진로 선택의 확장으로 예술·직업·창업 교육 강화와 경쟁 중심 → 협력 중심 학습 문화로 전환이 요구된다.

 

▲ 정서와 공감 능력 회복이 필요하다. 이는 맹자의 인간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 정서적 학습(SEL)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교실 내 갈등 해결 프로그램, 공감 능력 중심 수업과 토론이 요구된다.

 

2,400~2,500년 전 인류의 스승인 공자와 맹자가 남긴 가르침은 단순한 고전적 언어가 아니다. 이는 인간 본성과 관계, 학습의 참된 목적을 묻는 보편적 가치로써 오늘의 우리 교육에 꼭 필요한 질문이다. 대한민국 교육이 지록위마의 현실을 넘어 진짜 배움과 삶을 향하는 길로 나아가고, 화이부동의 사회를 만들어 가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소망한다.


 

 

▲ 전재학 칼럼니스트

 

·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교육학 석사
· 인천과학고 외 7개교 영어교사
· 제물포고등학교, 인천세원고 교감
· 인천 산곡남중 교장
· 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 주간교육신문, 교육연합신문 외 교육칼럼니스트 활동

[대한민국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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